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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책을 쓰고 있습니다.
- URL: https://byesummer.com/du-beonjjae-caegeul-sseugo-issseubnida/
- Published: 2026-10-18T11:35:22.000Z
- Updated: 2026-10-18T11:43:03.000Z
- Author: 양승화

첫 번째 책 [<그로스 해킹: 데이터와 실험을 통해 성장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방법>](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766457?ref=byesummer.com) 이후 거의 6년 만에 새 책을 쓰고 있습니다. 출판사와 핑퐁하며 주말마다 교정지를 주고받고 있는데요. 이번에 책을 쓰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AI 이전의 출판과 AI 이후의 출판은 전혀 다른 경험이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출판도 예외가 아니더라고요.

사실 이번 책을 기획할 때는 의도적으로 AI라는 키워드를 완전히 배제하고 출발했습니다. 사방에서 너도나도 AI를 이야기하며 필요 이상으로 AI FOMO를 부추기는 분위기가 불편하기도 했고, AI 딸깍으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진 시대일수록 AI 관련 스킬셋보다는 좋은 질문을 찾고 이를 구조화해 나가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했거든요. **"모두가 AI를 말하는 이 시대에, 나는 AI랑 전혀 상관없는 데이터 책을 쓰겠어"**라고 호기롭게 시작했었죠.

초고를 들고 출판사와 처음 이야기했을 때, 반응이 흥미로웠는데요. 우선 책의 기획 의도와 강조하고 싶은 내용에는 완전히 공감해 주셨습니다.

> "AI 시대일수록 지표 뒤에 숨겨진 맥락을 읽어내고 깊이 있게 문제를 정의하는 사람만이 제품의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 "제품의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현업에서 반드시 던져야 하는 '본질적인 질문'과 '깊이 있는 문제 정의'의 과정을 다룹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AI를 배제한 책은 시장에서 찾는 사람이 거의 없고, 문제 정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굳이 AI를 배제할 이유도 없다는 점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사실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AI를 사용하는 건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어떻게 보면 AI를 잘 활용해서 '좋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더 좋은 방향 아니냐는 의견에 저도 납득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그래서... 

- '좋은 질문'을 찾아서
- 다양한 차원으로 쪼개서 생각하고
- 질문을 다듬으며 더 깊이 들어가는 과정을
- 분석가의 언어인 SQL/Python과, 새로 등장한 AI(Claude Code)의 도움을 받아 진행해보는

책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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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주제와는 별개로 집필과 교정 과정도 6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는데요. 여기서도 AI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겠네요.

우선 책 본문 자체를 AI에게 맡겨서 쓰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애초에 될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았음...) 가령 특정 챕터에 들어갈 내용과 논리 구조를 다 구성해두고 방향성까지 잡아주더라도, AI가 쓴 글은 굉장히 **불쾌한 골짜기**에 있는 텍스트를 뱉어냅니다. 그럴듯하지만 막상 남는 인사이트가 없는 글, 불필요한 디테일에 과하게 집착한 글, 제 문체를 흉내 내긴 했지만 도저히 제가 쓴 것 같지 않은 글이 나옵니다. 이건 스킬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양산형 글을 찍어내는 건 어떻게든 동작하게 만들 수 있지만, '작품'을 만드는 건 아직 격차가 꽤 크다고 느꼈습니다. (그렇다고 제 글이 '작품'이라는 건 아닙니다;;; 적절한 단어를 찾기가 어렵네요 ㅎㅎ)

반면 AI의 도움을 크게 받은 영역도 있습니다. 각 챕터를 통일된 구조로 포맷팅한다든지, 실습용 예시 데이터를 생성한다든지, 본문에 들어갈 그림을 일정한 톤으로 만든다든지, 본문 내용과 관련된 레퍼런스를 찾는 과정이 그랬습니다. 특히 이번 책은 저 혼자 쓰는 게 아니라 공저자와 함께 쓰고 있다 보니 두 사람의 서로 다른 글쓰기 스타일을 맞추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챕터 간 논리 오류를 체크할 때도 AI의 도움을 받았고요. 책의 실습 레포와는 별개로 공저자끼리 집필하며 같이 사용한 레포가 있는데요. /style-alignment, /polishing, /chapter-review, /create-images, /practice-refactor 같은 스킬들을 직접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이름만 봐도 어떤 스킬인지 아시겠죠...?)

흥미로웠던 점은 저자뿐 아니라 출판사에서도 AI를 굉장히 잘 쓰신다는 거였어요. (출판사 대표님이 개발자 출신이기도 하고, AI 활용에 대한 책도 직접 내신 분이라 ㄷㄷㄷ) 저희가 드린 원고를 (인간) 편집자분이 꼼꼼하게 봐주시는 것과 별개로, AI 편집자가 찾아낸 챕터 간 일관성 문제나 논리 구조의 허점, 실습 코드의 오류 등을 따로 보내주셨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 편집자보다 더 가차 없음...) 이 과정을 겪어보니 한편으로는 \[저자 + AI\] vs. \[출판사 + AI\]의 팀 대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지적을 받으면 스킬을 업데이트...?)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건, AI가 있으면 오타 정도는 진짜 잘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한글 맞춤법은 AI보다 (인간) 편집자분이 압도적으로 잘 잡아내시더라고요. ㅎㅎ 진짜 전문가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쩌다 보니 한글날에 온종일 한글 맞춤법을 수정하는 작업을 했는데, '이게 진짜 맞다고?'의 연속이었습니다. ㄷㄷㄷ (국립국어원 선생님들, 이게 최선인가요...?)

생각나는 거 몇 가지만 적어보면...

- '지난달'은 붙여 쓰고, '이번 달'은 띄어 씁니다. (저도 알고 싶지 않았어요...)
- '임계값' → '임곗값'이 맞는 표기입니다.
- '어트리뷰션 윈도우' → '어트리뷰션 윈도'가 맞는 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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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막바지 교정 작업 중인데, 요즘 꽤나 즐겁습니다. Creator's High라고 할까요? ㅎㅎ 확실히 뭔가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도파민(!)과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해 쓰고 있는데, 나중에 독자분들이 어떤 의견을 주실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머지 않아 새 책으로 만나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잘 달려보겠습니다!

커밍 순...